[이슈플러스] 민얼굴이 가장 예쁠 나이인데.. 대한민국은 지금 '소녀화장시대'

세계일보 0 11

경기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최모(31)씨는 화장하는 학생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여학생 2명이 처음엔 ‘틴트(액체로 된 입술용 색조 화장품)’를 바르던 정도더니 이제는 파우더와 아이섀도까지 사용하고 있다. 최씨는 “아이들을 불러 교실에서, 수업 시간에 화장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학부모들에게도 전화해 자제를 요청했다”며 “한두 명이 화장을 하기 시작하면 이내 반의 다른 아이들이 따라 한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화장하는 얘들이 늘어날까봐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른들 눈에는 화장기 하나 없는 ‘생얼’이라도 예쁘기만 한 10대 초반의 여학생들. 하지만 본인들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이성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혹은 ‘자기만족’을 위해 화장을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초등학생들이 색조 화장까지 할 정도로 화장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있다. 학부모나 교사들은 금지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라리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모(12)양은 지난해까지는 화장에 관심이 없었으나 6학년이 되면서 달라졌다. 김양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화장을 하길래 따라 하게 됐다”며 “틴트와 비비크림, 파운데이션은 기본이고 가끔 아이라인도 그린다”고 말했다. 틴트를 애용한다는 중학교 1학년 정모(13)양은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화장을 했다는 친구들도 있다”며 “친구들끼리 화장 기술을 알려주기도 하고 동영상으로 배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소녀들의 화장’은 이제 특별한 게 아니다.

18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소속 녹색건강연대의 지난해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여학생 42.7%가 색조 화장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5·6학년이다.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경우에는 각각 73.8%, 76.1%에 달했다. 화장에 손댄 남학생도 있었지만 초등학생 3.0%, 중학생 2.2%, 고등학생 1.3%로 수치는 미미했다.

색조 화장을 매일 한다는 응답자는 30.5%에 달했다. 초·중·고생 10명 중 3명에게 화장은 일상화돼 버린 것이다. △일주일에 3∼4회 이상 25.5% △한 달에 1∼2회 16.1% △일주일에 1회 9.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색조 화장에 일찌감치 눈을 뜬 초·중·고생 대다수는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화장품 정보를 얻었다.

일선 교사들은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거울을 보며 화장하는 통에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아이들이 적지 않지만 화장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초등학교 교사 임모(30·여)씨는 “학생인권조례니 진로 탐색이니 하는 이유로 화장을 금지하긴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경기도 등의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은 복장·두발 등 용모에 있어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또 아이들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한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부터 녹색건강연대와 함께 화장품 사용 및 보관 방법 등을 알려주는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안전 사용 교육’을 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피부가 민감한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색조 화장품을 무분별하게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는 9월 화장품 유형에 어린이용 제품류를 추가해 시행할 예정인데 어린이용 화장품에 색조 화장품을 포함할지 여부 등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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