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 대한 섭리로 아담과 언약을 맺으셨음을 증거한다. 즉 하나님께서 첫 사람 아담과 “생명의 언약” 또는 “행위 언약”(이 용어가 성경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을 맺으셨다고 증거한다.이것이 바로 소요리문답 12번째 항목이 다루는 주제다.
문12. 하나님은 창조된 상태의 인간에 대해서 무슨 특별한 섭리 행위를 행 사하셨는가?
답12.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을 때, 그는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사람과 생명의 언약을 맺고, 또한 그에게 사망의 형벌로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먹는 것을 금지하였다. 언약이란 무엇인가? 언약은 하나님과 아담 사이에 맺어진 일종의 협의 또는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언약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이 상호 책임있는 관계로 들어가게 된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맺은 언약의 특징은 언약의 당사자인 하나님과 인간이 대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이것은 언약을 맺는 과정에서 분명히 나타나나는데,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또는 친히 언약을 만드시고, 언약의 조건을 정하시며, 언약을 통해 생명을 주실 것을 약속하신다. 언약은 하나님께서 주권을 갖고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과 맺은 협의인 것이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첫 언약을 ‘생명의 언약’이라고도 하며 ‘행위 언약’이라고도 한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언약의 조건을 순종할 때 약속하신 생명을 강조하느냐 아니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순종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온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은 인간에게 순종을 조건으로 영생을 주시기 위해 언약을 맺는 자리로 내려 오셨다.
부당한가? 그러나 알다시피 아담은 이 언약이 요구하는 순종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죽음’(죄로 인한 비참한 결과를 나타내는 표현)이 이 세상에 들어왔다. 이를 두고 하나님께서 너무 과한 짐을 지우신 결과라고 주장하며, 그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담이 행위언약에 순종할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것을 보면, 잘못된 생각임을 알 수 있다.
아담에게 부당한 언약이 아니었음을 증거하는 세 가지 요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담에게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능력이 있었다. 하나님은 선악과 외에 다른 모든 열매들을 먹게 하셨기에 아담에게는 충분한 보호장치가 있었다. 즉 선악과를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담은 불순종의 결과가 ‘죽음’임을 알았기에 마땅히 피해야 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아담의 불순종은 전적으로 아담의 잘못이라고 해야 옳다.
우리와의 관계는? 행위언약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온 사건이다. 아담이 행위언약에 불순종한 결과 그의 모든 후손들이 죄인이 되었으며,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태로 태어나게 되었다. 하나님은 아담의 순종을 조건으로 생명을 약속하셨지만, 아담의 불순종으로 오히려 죽음이 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하나님께서 은혜 언약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계획을 밝히신다. 불순종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하는 주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