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없는데도 어린이보호구역..운전대 꽉 쥔 운전자들

연합뉴스 0 117 05.25 20:45
어린이보호구역 [촬영 김근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시 남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집 근처 폐원한 유치원 앞을 차를 몰고 지나갈 때마다 바싹 신경이 쓰인다.

이미 1년 3개월 전에 유치원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유치원 건물을 요양병원으로 쓰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주변은 여전히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서 어린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일명 '민식이법'(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운전대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A씨는 "어디서든 안전운전을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주변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가 없는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도 민식이법으로 처벌받는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울산시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은 일반적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반경 300m 이내 도로 중 일정 구간에 지정된다.

관련 법은 지자체장이 유아교육 시설장이나 학교장, 교육감 등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경찰과 협의해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폐원·폐교 등으로 보호구역 지정이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해제할 수 있다.

다만, 지정 해제 시기나 기한을 따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민식이법 발효를 계기로 A씨 사례처럼 어린이보호구역 요건을 상실했는데도 여전히 해제되지 않은 지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현재 울산 지역 내 이런 구역은 모두 5곳이다.

A씨 집 근처를 포함해 남구 3곳, 동구 1곳, 울주군 1곳 등이다.

해당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근거가 된 유치원이 폐원한 지 길게는 2년이 넘은 곳도 있다.

시 관계자는 "유치원장이 폐원 신고를 늦게 하거나, 신고해도 어린이보호구역 담당 부서로 알림이 늦게 오는 경우가 있다"며 "민식이법 이후 어린이보호구역 자체가 다소 민감한 문제일 수 있어 행정 처리가 더 신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들어 민식이법 발효 이전까지 어린이보호구역을 해제한 사례가 없었으나, 민식이법이 발효된 3월 25일 이후 두 달 간 어린이보호구역 11곳을 해제했다.

나머지 5곳도 관할 경찰서 등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해제한다는 입장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을 해제했더라도 표지판이나 도로 바닥에 표식 등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시설물이 철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운전자가 안전시설물을 봤고, 해당 구역이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인식했다면 어린이보호구역 해제와 상관없이 민식이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에선 주변 지역 재개발로 임시 이전한 복산초등학교가 있던 중구 장춘로 일부 구간이 이에 해당한다.

해당 지자체는 어린이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지만, 관련 예산 반영 시기를 놓치는 등의 문제로 해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당 안전표지판 등 시설이 있는 곳에서 사고가 나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로 본다"며 "다만, 실제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로 처벌하려면 운전자가 안전시설을 인지했는지 등 따져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울산 지역 어린이보호구역은 모두 348곳이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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